오늘은 모임이 있어 논산천 병암리 포인트로 갑니다.
퇴근 후에 출발했기 때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두워졌습니다.
처음 와보는 곳입니다.
어둠속에서 더듬더듬 대편성합니다.
올해 마지막 물낚시가 될 듯 합니다.
낚시인이 물가에 서면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바로 '손맛' 때문이죠.
대물 붕어를 본다는 설래임도 있습니다.
손맛에 앞서 낚시인을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찌맛'입니다.
깜깜한 밤에 수면위에 떠있는 케미 불빛.
그 불빛이 수면과 천천히 멀어질 때,
동공이 커다랗게 확장되고, 모든 신경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순간이며
동시에 자연스럽게 낚싯대 손잡이에 손이 가는 순간이며,
챔질 시, 손에 전달되어 오는 진동에 의해 묘한 짜릿함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낚시에 중독되는가 봅니다.
건강한 중독이죠.
(아, 누구는 싫어하겠구나...)
아침이 밝아옵니다.
찌는 밤새 미동도 없었습니다.
이럴 때 낚시인들 사이에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밤새 손맛 보셨어요?"
"말뚝요~!"
참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땅에 박아놓은 말뚝처럼 꼼짝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다른 조사님들도 입질을 못받았다고 하십니다.
그럼 조금 위로가 됩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면서 말입니다.
물이 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춥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꽝친 다음날은 무척 지칩니다.
아침에 물색을 보니 맑아보였습니다.
나도 모르게 핑곗거리를 찾고 있었네요.ㅎㅎ
물가에만 있어도 힐링이 되지만, 꽝을 치고나면 피로도가 가중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음을 기약하는 저는 어리석고도 순진한 낚시인인가 봅니다.
돌아가기 전에 잠시 둘러봅니다.
어제 늦게 와서 제대로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었네요.
아무튼, 낚시가 주는 즐거움을 잊지 않아야 하는데, 때로는 조과에만 집착할 때도 있네요.
논산천였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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